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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서는 일은 두렵지만 특별한 일...연희단거리패 배보람 배우를 만나다

연희단거리패 배보람 배우 인터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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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옥 기자
기사입력 2017-11-29


배보람 배우는 무대 위의 특별함을 사랑한다. 연기 외에는 다른 것에 관심이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평범함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배우. 연기를 통해 나를 벗어나 타인과 사회와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키워가며 성장하고 있는 배우 배보람. 그녀의 이름이 들어간 연극이라면 누구에게 권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무대에 서면 무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매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배우 배보람. 연희단거리패의 앞으로의 작품들이 점점 더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배보람 배우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연기

혹시 작년에 공연되었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여주인공을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 해 본 적 있나요?

-소외받는 인물이지요. 그 역을 한다면 끝까지.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은 안 해 봤어요. 언젠간 할 수도 있지만.

 
혹시 김소희 배우가 했던 역을 해 보고 싶지는 않았나요?

-김소희 배우는 선생님 같은 배우예요. 저와는 너무 다른 것 같아요.

이미지도 다르고 성격도 많이 달라요.

김소희 배우는 굉장히 인텔리전트한 배우고 저는 굉장히 감정적 본능적 감각적인 것에 가까워요. 그것만 가지고는 연극을 할 수 없어 지성적인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윤정섭 배우와 함께 연기 하면 그런 것이(거리 두는 것) 더 살아나는 것 같이 보였어요.
오히려 김소희 배우가 동물적이고 감각적인 면이 더 많이 보이던데...

-점점 더 차갑게 연기하려고 노력해요. 그것이 더 고급연기라고 생각해요.

‘아버지를 찾아서’에서는 차갑게 연기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공연에서 서푼짜리 오페라를 패러디해서 공연하는데 거기서 거지왕초 역할을 정섭 오빠가 하고, 끌고 다니는 할머니 역할을 했어요. 브레히트 형식을 참조해서 서사극적 방식으로 했는데 연극하시는 분들이 더 좋아했어요.

▲ 아버지를 찾아서     ©우미옥

 
연희단거리패 다른 남자 배우들과 함께 한다면 어떤 배우와 함께 해 보고 싶나요?

-아직까지는 2인극을 같이 한 배우는 연극 '사중주'에서 함께 연기한 윤정섭 배우 밖에 없어요.
제가 좀 더 준비되어야 할 것 같아요.
 



다른 작품을 보면서 연기 잘한다고 감탄하면서 본 배우는 없었나요?

-얼마 전에 보았던 나와 아버지와 홍매화란 작품을 보면서 신구, 손숙 선생님 무대를 보면서 느낀 바가 컸어요. 무대 위에서 존재 자체가 감동을 주었어요. 연기를 본다는 느낌보다는 연극에 바쳤던 시간, 열정, 애정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존재가 주는 감명이 더 컸어요.

특별한 연기의 기술보다 그런 것들이 더 가슴에 와 닿았어요.

오랫동안 연기를 하셨기 때문이기도 하고, 뭔가 눈물이 나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동적인 것, 그 나이까지 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신구 선생님은 이십분 동안 손을 떨고, 손숙 선생님은 무대 위를 날아다니시고...

 

어떤 극장에서 공연하는 게 편하신가요?

-게릴라 극장에서 하는 것이 공간이 저에게는 집처럼 편해요.

단 서울에서는 평가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서 굉장히 편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두려운 극장이기도 해요.

또, 편한 곳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이에요. ‘탈선춘향전’, ‘경성스타’ 공연도 하고, 일 년에 한 번씩은 하는데 자주 해서도 그렇고... 이상하게도 편하게 느껴져요.

 
외부 연출과 작품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채윤일 선생님과 함께 했던 ‘사중주’가 연희단거리패에 들어와서 처음 외부 연출과 했던 작품이었어요. 대부분은 극단 안의 연출 선생님들하고 함께 작업했어요.

 
얼마 전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배인 김소희 배우가 맥베스 부인을 연기하는 맥베스 공연을 보러 와서 만났었죠? 맥베스 공연이 생각보다 준비되지 않은 미흡한 느낌이 들었는데 어떻게 봤나요?

-기자들이 오고 프레스를 할 때는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배우들도 다들 긴장을 하고 말을 더듬기도 하죠.

 

* 배보람


배우가 아니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게 없어요. 연기 아니면 다른 것에 관심이 가지 않거든요. 별로 잘하는 것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무대에 선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고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되고 특별한 일을 벌이는 것이에요. 그래서 일상이 재미가 없을 때가 많아요.

무대에 서는 것은 두렵고도 즐거운 일이에요.
 
배우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중학교 때 연극반에 들어가서 냉면이라는 코믹 마임극을 했어요. 축제 때 무대에 서 보니까 기분이 이상했어요. 짜릿하면서도 다른 세계에 온 것 같고,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주니까 좋았어요. 그래서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집안의 반대는 없었나요?

-집에서 크게 기대하는 것이 없어서 그런지 별로 반대는 없었어요. 부모님한테 가까이 있지 못하고 잘해드리지 못해 그게 죄송해요.

 공연이 없고 집에 있을 때는 주로 무슨 일을 하나요?

-집이 대전인데, 집에 가는 일이 별로 없어요.

영화를 보든가 커피숍에 간다든가 책을 본다든가 부모님과 밥을 먹고, 일상적인 일들을 하는데 그것이 의미 있게 다가와요.

늘 연극 속에 있다가 일상으로 갔을 때 더 의미 깊고 특별하게 느껴져요.

 
다른 배우 관찰 같은 것을 의도적으로 하나요?

-의도하지 않고 저절로 되어요. 아주 특별한 것 아주 특별한 말투와 행동 등을 보면서 어디 써먹겠다 싶으면 저절로 캐치가 되죠. 특히 어떤 역할 맡았을 때 겹치는 것이 있을 때는 그런 것만 눈에 들어와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롤모델이 있나요?

-영화 ‘색계’에서의 탕웨이 배우와 우리나라 영화배우 중에는 정유미 배우를 좋아해요.

 
영화 쪽에서 섭외가 온다면 하실 계획이 있나요?

-안 할 이유가 없지요. 호기심이죠. 안 해 본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요.
하지만 연극할 때가 더 빛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영화는 잘생기고 카메라에 잘 맞아야할 듯
 

평소에 스타일이 좋으시던데...

-혹시라도 제 공연 보신 분이 일상적인 모습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해서 예전보다 더 신경 쓰게 돼요.

게릴라 극장에서 자주 공연하고 밀양, 기장에서도 공연하는데 극장에 오시는 분들은 정해져 있는데 그 관객 분들은 낯이 익어서 알아보실 것 같아요.

 
팬들을 위해서 좋아하는 것 등... 개인사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배우라서 이기적인 생각이 많이 들지만 연기를 하면서 점점 나에게서 바깥으로 시선이 돌아가고 개인은 초라해지고 작품 위주로 나를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역사적이고 드라마틱하고 사회적인 소재를 가지고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직까지 그런 역이 주어지지 않더라고요.

개인의 사소한 이야기 보다는 지금 동시대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점에 관심이 많고, 그것이 바로 연극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요.

그런 소재를 가지고 무대 위에서 연기 하는 것을 좋아해요.

이윤택 선생님과 함께 작업하다보면 자신감도 생기도 의무감도 생겨요.

개인을 벗어난 책임감 같은 것도 생기고... 그래서 사회적 의식을 일깨우고 동시대의 문제들을 언급하는 것을 좋아해요.

작품을 통해서 함께 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전혀 관심 없던 것도.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

-올해에는 저도 한 살 더 먹었으니 더 성숙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작품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진짜 소통을 말하는 것처럼 올해에는 저도 관객 여러분들과 진짜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 부족하고 미숙하지만 발전하는 모습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배보람     ©우미옥

 

  [우미옥 기자] red@sisakorea.kr , red@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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